본문 바로가기
영문학

권력과 불평등에 대한 복수극

by Amy_kim 2023. 1. 14.
반응형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초래하는 인물들은 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다. 사람들은 정의와 평등함을 추구하고 불평등에 대한 복수는 결국 비극을 낳는다.

 

복수와 비극

복수는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성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현실적이던 상상이던 여러 종류의 원한이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한다. <햄릿>에서는 햄릿, 포틴브라스, 레이터즈, <오셀로>에서는 오셀로와 이아고, <맥베스>에서는 맥더프와 맬컴, 그리고 <리어왕>에서는 에드먼드의 행동이다. 초기 잉글랜드 사람들의 삶에서 복수는 엄청난 문화적인 존재감을 지녔다. 사람들이 그들의 사회가 근본적으로 불평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자질과 상관없이 부자는 더욱 부유하게, 빈자는 더욱 가난하게 되었다. 경제적인 정의는 없었다. 재판 과정은 간략하고 임의적이며 자주 부패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인데도 무지막지한 형벌이 가해지던 법정에서는 공정함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공정함이 없는 것은 세습 귀족의 통치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복수극은 불평등에 대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많은 복수자들은 권력을 빼앗긴 사람들, 불평등한 대접을 받은 사람들, 권력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은 사회의 불평등함에 대해서 뭔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불평등의 희생자들이 복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복수극은 셰익스피어의 시대에 굉장한 인기를 누렸다. 공정한 상벌에 몰두하는 시대에서 공정함은 평등한 대우와 동일시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복수에 대한 충동이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생각을 만들어 냈다. 셰익스피어의 일부 대사는 복수를 정당화한다. 태생, 인종, 성별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일반적인 육체적 특성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동등한 대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한 행위의 올바름도 정당화한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유대인 샤일록은 자신이 기독교인과 다를 것이 없으며 그들과 똑같은 신체와 특성을 지녔다고 한다. 그들과 똑같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으므로 자신의 복수를 정당화한다. <리어왕>에서도 에드먼드는 서출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상속 재산을 받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인성과 적장자였던 에드가의 인성이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항의한다. 

 

비극은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시도이다. 복수의 고통에는 순기능도 있다. 그것은 사회가 부당하게 서열을 매긴 사람들 사이에 정의와 평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벌이는 과정에서도 비극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고통을 안겨 주는 사람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비극적 인식을 갖게 된다. 이 세상의 고통은 사람들에 의해 유발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 의해서 고쳐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는 더 많은 인간적 고통이 따른다.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 또 다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비극의 인식이다.

 

비극과 권력

셰익스피어의 비극들은 주로 사회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다룬다. 권력은 때로 물리적인 힘을 통해 행사된다. 가장 안정적인 권력 행사는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심지어 권력으로 착취당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셰익스피어는 특히 권력과 정의의 상호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관계는 <리어 왕>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리어 왕은 첫째 딸과 둘째 딸에게 모든 재산을 주고 나서도 여전히 딸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신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어 왕은 이 모든 것이 그에게 경제적 힘을 주는 직접적 산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애정과 존경이 소유물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리어 왕은 권력을 쥐었기에 왕으로서 사랑받았다. 권력이 없다면 그런 사랑도 없다. 셋째 딸은 이 진실을 아버지에게 알리려 했다. 그러나 그는 왕들은 개인적인 자질 때문에 사랑과 복종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원천이 권력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리어왕은 셋째 딸의 발언을 반역이라고 여겼다. 그는 모두에게 버림받고 황야에서 헤맬 때에야 비로소 권력의 진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지위와 권력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왕권의 이념을 꿰뚫어 보게 되었다. 그는 스스로 궁핍을 겪지 않았더라면 가난한 자에게로 부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비극 속의 사회는 빈부의 단절이 너무 심각하다. 사회 정의를 위해 부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리어 왕은 황야에서 비를 맞으며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군주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고, 가난한 국민들도 왕과 똑같은 인간성을 가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리어 왕의 비극의 결말에서 느끼는 것은 노골적인 정치권력의 본질에 대한 통찰 그 이상의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