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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열린 문학의 개척자 조이스의 문학세계

by Amy_kim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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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는 자신만의 기법으로 새로운 문학을 실현했다. 바로 열린 텍스트의 선구자이다. 열린 문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작가관과 작품에서 구현한 기법들을 알아본다.

22살의 제임스 조이스
22살 젊은 시절의 제임스 조이스

아일랜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거기서 대학까지 나온 조이스는 대학을 졸업하는 길로 유럽 대륙으로 향했다. 아일랜드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작은 섬나라인 조국을 떠나야 했다. 당시 아일랜드에서는 영국의 정치적 탄압을 피하기 위한 문예부흥운동이 펼쳐지고 있었다. 잊혀가는 아일랜드어를 되살리고, 전설과 민요를 바탕으로 문화를 부활시키려 했다. 그러나 조이스의 관심은 오직 유럽 대륙을 무대로 새로운 문학을 개척하는 것이었다. 

생활상의 방편으로 잠시 의사가 될까 하여 파리로 건너갔다. 하지만 학비 마련과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아 의사의 꿈은 곧 접었다. 곧장 작가의 길에 매진하기로 작정했다. 그는 가족을 거느리고 대륙의 대도시를 전전하면서 가난 속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집 2권, 희곡 1편, 소설 4편을 남겼다. 비록 많은 수의 작품은 아니지만 그가 작품 속에서, 특히 소설에서 보여준 대담한 실험은 그의 이름을 문학사에 떨치게 만들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문학세계

조이스 문학의 특성은 그의 남다른 작가관에서 출발한다. 그는 우주를 창조하는 신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처럼 작가도 작품을 탄생시킬 때는 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작품 곳곳에서 작가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도 그것이 눈에 띄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에 개입하지 않고 냉정하고도 초연한 입장을 유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조이스의 작가의 이은 작품은 작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작품 스스로 자율적으로 생산된 것이라는 느낌을 독자에게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러한 의도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기에 전통적인 형식은 없다. 반듯한 플롯이나 결말, 뚜렷한 주제가 없다는 것이다. 구조의 통일성이나 의미상의 명확성이 없다. 조이스는 작품의 모든 것을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의미 포착이나 가치 판단과 같은 중요한 문제는 독자에게 내맡긴다. 따라서 그 해석은 독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문학 이론가이자 조이스 학계의 원로인 움베르토 에코는 문학 텍스트를 열린 텍스트와 닫힌 텍스트로 나눴다. 그에 따르면, 열린 텍스트는 의미를 포착하기 어려워서 독자들 간의 해석상의 일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반면 닫힌 텍스트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의미가 명료한 작품이다. 닫힌 텍스트는 명확한 해석이 가능하다. 확정적인 해석이 불가능하여 자유로운 해석적 선택이 열려 있는 작품이 열린 텍스트이다. 작가가 의미를 분명히 하지 않고 독자가 해석하도록 열어놓기 때문이다. 조이스는 바로 이 열린 문학의 선구자이다. 

 

조이스는 열린 문학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획기적인 기법을 개발했다. 신화의 이용, 자유간접담론 기법의 활용, 열린 결말, 현현(epiphany)의 기법 등이 그 예이다. 조이스는 전통적인 작가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문학 기법으로 같은 시대 작가들에게는 물론 나중 세대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1) 문학기법

조이스는 새로운 기법의 창안을 통해 세계적인 문학의 선구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성취했다. 그의 첫 소설 <더블린 사람들>에 이용한 서술 전략이 뒤로 갈수록 다양하게 발전한 것이다.

이 텍스트의 서술 양식이 전통적인 소설과 다른 것은 대화문에서부터 나타난다. 대화문은 따옴표를 쓰는 것이 문학적 관례이나 조이스는 이를 무시하고 대시(dash:-)로 시작하여 끝은 아무 부호도 쓰지 않고 그대로 열어두었다. 

"-저 양반이 우리에게 이름을 묻거든, 내가 말했다, 넌 머피라고 해. 난 스미스라고 할 테니까"라는 예문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시로 시작한다. 더군다나 "내가 말했다"라는 서술자의 행위까지 끼워 넣어 인용문과 삽입문을 구별하기 어렵게 했다. 새로운 문학을 개척하려는 조이스에게는 전통적인 문학 관습에 대한 하나의 도전임에 분명하다.

 

2) 자유간접담론의 기법

이 기법은 등장인물의 관점과 수준에서 서술하는 듯한 기법이다. 등장인물의 지적 수준에 따라 문체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동일한 스토리라고 하더라도 문체가 일정할 수 없다. 인물이 교양 있고 지적이면 지적인 문체로 표현하고, 배운 것이 없고 성격이 거칠면 거기에 걸맞게 표현한다. 그리하여 이 텍스트는 작가가 쓴 것이 아니라 인물에 의해 쓰인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이것은 작가의 존재를 숨기기 좋은 기법이 아닐 수 없다.

 

3) 틈 또는 생략 기법

<더블린 사람들>에 많이 쓰인 기법 중 하나다. 틈이란 문맥상 있어야 할 곳에 무언가가 빠졌거나 비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것은 낱말과 낱말 사이일 수도 있고, 문장과 문장 사이일 수도, 단락과 단락 사이일 수도 있다. 텍스트상의 공백은 독자의 관심을 끌어 독자가 그것을 채우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블린」에서 집을 떠나려는 이블린의 무릎 위에 두 통의 편지가 놓여있는데 둘 다 무슨 내용인지 아무런 말이 없다. 「두 멋쟁이」에서는 하녀가 콜리에게 준 금화를 그녀가 어떻게 구한 건지 아무런 말이 없다. 그녀의 경로로 미루어 주인 돈을 훔치지 않았나 추측하게 할 뿐이다.

조이스는 침묵을 통해 모든 것을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3) 현현(epiphany)의 기법

조이스가 독보적으로 개발한 기법 중 하나이다. 독자에게 인물의 사소한 말씨나 행위를 통해 의미를 별안간 깨닫게 하거나, 인물이 무심코 지나던 의미를 결정적인 순간에 돌발적으로 깨우치게 한다. 현현(epiphany)은 인물의 평범한 말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고, 몸짓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마음속에서 갑자기 일어날 수도 있다. 이 기법은 독자가 탐지했다 하더라도 그 해석은 같을 수 없다. 이것은 독자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긴다.

 

 

2022.12.31 - [영문학] - 조이스가 보여주는 더블린의 모습과 작품의 특성

 

조이스가 보여주는 더블린의 모습과 작품의 특성

더블린에서 태어나 더블린의 모습을 그려낸 작가가 있다. 우리는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통해 그의 고향을 살펴본다. 소설은 열린 결말로 끝난다. 곳곳에 퍼져있는 마비된 사회를 작가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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