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전주의와 대비되는 낭만주의 시의 특질

영국의 낭만주의 시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신고전주의와 대비되는 몇 가지 특질이 있다. 신고전주의 문학은 모방으로 그쳤다면, 낭만주의에서의 문학은 상상력과 창의성이 중요시되었다.

 

신고전주의와 대비되는 영국 낭만주의 시

1798년 윌리엄 워즈워스와 콜리지가 함께 발간한 <서정 담시집>은 영국 낭만주의 시대를 열었다. 

영국에서의 낭만기는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대단한 격동의 시기였다. 낭만주의 시대는 인간의 자유와 자발성을 억압하는 제도들에 강하게 반발했다. 낭만주의 시인들은 프랑스혁명을 새로운 종류의 이념적 혁명으로 받아들였다. 프랑스혁명은 인간 존재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제도화된 조직과 조직의 권위가 무너지고, 개인의 가치가 인정되었다. 서로 대등한 가치를 갖는 인간관계로 변화한 것이다. 서정담시집의 서문에서 시에 쓰이는 언어를 보통 사람들이 쓰는 언어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한다. 신고전주의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쓰는 말과 시에서 쓰이는 시어가 확연히 구별되었다. 신고전주의 시어는 인위적이고 세련된 인공물이었다. 이런 정제된 언어를 버리고 보통 사람들의 정서가 담겨있는 일상어를 시어로 쓰고자 한 것은 획기적인 혁신이 아닐 수 없다. 낭만시는 현대시의 문을 여는 획기적인 시 운동의 시초였던 셈이다. 워즈워스는 다른 낭만주의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 그는 자연을 통해 영감을 받았는데 자연을 아름다운 경치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산업혁명으로 변해버린 도시의 모습에 위협을 느낀 그는 자연을 삶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힘으로 바라보았다. 

 

신고전주의 시대의 문화적인 특질

1) 인간은 제한된 존재이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 가정은, 인간은 그 능력과 재능을 제약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학에서도 상상력은 인간의 제한을 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인간은 위계질서 속에서 공통되고 보편적인 법칙을 따라야 한다. 각자의 개성이나 감성을 나타내기보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만족해야 한다.

2) 문학은 하나의 기예(art)이다.

인간을 제한적인 존재로 보기 때문에 상상력을 발산하거나 창의성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들은 로마 시대의 고전 작가들을 모범으로 삼았다. 그래서 문학은 창작이나 실험이 아닌 고전 작가들의 모방에 그쳤다. 작가의 목표는 작품 속에서 작품의 형태를 잘 갈고닦는 것이었다. 

3) 풍자(satire)와 위트(wit)

이 시대의 대표적인 시의 형태는 풍자였으며 위트가 중요하게 여겨졌다. 새뮤얼 존슨은 위트를 자연적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것이라고 정의했다. 위트는 우리에게 친숙하고 보편적인 것이며, 이는 균형과 조화를 목표로 한다.

낭만시에서 상상력의 중요성

낭만시의 특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낭만주의 문학에서는 상상력이 문학의 생명력이었다. 이것은 상상력이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하던 신고전주의 문학과 크게 대비된다. 낭만주의 시인들은 자신의 시 속에서 자신의 상상력의 정의를 정리하거나 구현했다. 워즈워스의 서정 담시집의 서문에서 그는 "좋은 시는 강한 감정의 자연적인 발로"라고 정의한다. 강력하고 자발적인 감정이 시의 원천이 된다고 봤다. 각자의 내부에서 용솟음쳐 나오는 상상력이 바로 시적 상상력인 것이다.

 

콜리지는 상상력을 기계적인 상상력(fancy)과 창조적인 상상력(imagination)으로 나눈다. 기계적인 상상력은 생명력이나 창조력이 없다. 창의력이 결여된 형태이다. 콜리지는 창조적인 상상력은 두 가지로 세분한다.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식능력이 제1상상력이다. 한 가지 예로 우리가 개를 그린다고 하자. 우리는 개의 모든 세부적인 부분을 다 그리지는 않는다. 눈, 코, 귀, 다리, 꼬리 등을 대강 그린다. 여기서 빠진 것을 우리의 인식능력이 모두 채워 넣어서 그림이 나타내는 것이 개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인식 능력으로서의 상상력이다. 제2상상력은 문학에서 필요한 재창조를 위한 한 요소이다. 콜리지는 이 상상력을 워즈워스와 마찬가지로 생명력이 있다고 한다. 이 둘은 상상력의 주요한 특질로 생동성을 얘기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콜리지는 상상력을 "서로 상충되거나 반대되는 특징들을 조화하거나 화합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상상력을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것으로 본다. 그에게 상상력이란 서로 연관 없는 사물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할 뿐만 아니라, 서로 반대되는 특질까지도 포용하여 조화시키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