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안정화 신고전주의 시대

스튜어트 왕조가 물러나고 사회질서가 안정화된 시기였다. 신고전주의 작가들의 문학 특징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리고 이 시대에 하나의 장르로 출현하게 된 소설이 탄생한다. 

1. 신고전주의 시대 (Neo-Classicism: 1700~1740)

신고전주의 시대의 영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시민사회가 확립되었고, 사회질서가 정비되어 안정된 시기였다. 이 시기는 스튜어트 왕조가 물러나고, 신교도인 오렌지의 윌리엄(William of Orange)이 영국 왕위에 올라 권리 장전(Bill of Rights)이 채택되면서 영국에 시민사회가 점차 확립되던 시기였는데, 이 시기가 문학의 기반을 이룬 것은 바로 이 시민사회의 확립 때문이었다. 1689년 권리 장전의 통과와 이후 조지 1세 재위 시기 책임내각제도의 확립으로 말미암아 점차 왕권이 제한되고 민권이 강화되었다. 영국은 18세기에 이르러 경제적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룬다.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였을 뿐 아니라 식민지의 판도가 확장되었다. 신고전주의는 감정보다 이성을 중시하고 개인의 재능보다는 고전적 규범이나 규칙성을 선호하고 합리성, 상식, 중용, Nature를 강조한다.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 사무엘 존슨(Samuel Johnson),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와 같은 신고전주의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

 

1) 강한 전통주의를 드러냈다.

이 전통주의는 철저한 개혁에 대한 불신과 결합되었다. 대부분의 주요 문학 장르에서 영속적인 모델을 확립시켰고, 로마 작가들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서 "신고전적"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2) 문학을 하나의 기교(art)로 생각하였다.

이 기교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지만 오랜 연구와 실천으로 완성되어야 하는 것으로, 독자에게 미치는 성과를 얻기 위하여 알려진 시험 방법을 응용하는 것이다. 적합함(Correctness)을 추구했고, 문체상 적격(decorum)을 따르려고 했으며, 대체로 자기 예술의 기성 법칙을 존중했다.

3) 인간을 시의 소재의 주된 원천으로 보았다.

시가 모방하는 인간 행동들과 시가 부여하는 예술적 형식에 의하여,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교훈과 심미적 쾌락을 제공하도록 고안되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예술이 신고전주의적 휴머니즘의 이상이었다.

4) 소재뿐 아니라 예술의 호소력에 있어서도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간의 대표적인 특징과 경험, 사고, 감정 등이 강조되었다. 이 시대에는 인간의 일반적 본성이 예술의 기본적 원천이며, 장소와 시대를 초월하여 보편적 진리는 도덕적, 종교적 진리를 시험하는 최선의 수단이라고 보았다.

5) 인간을 도달할 수 있는 목표에 전념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 시기의 많은 위대한 풍자적, 교훈적 작품은 인간의 휘브리스(Hubris)를 경계하였다. 인간의 자연적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오만을 공격하고 극단을 피하기 위한 중용의 교훈을 강조하였다. 만물의 서열에서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제한된 위치를 감수해야 한다는 교훈을 옹호했다. 예술에 있어서도 분수(measure)의 법칙과 자유의 엄격한 제한을 받아들이는 풍조가 만연하였다. 

 

2. 소설의 출현

신고전주의 시대의 문단의 획기적 사건은 소설의 출현이다. 소설 장르는 엄밀한 의미로 근대의 소산인데, 18세기 근대 소설의 내용과 형식이 과거의 소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novel"이란 말은 엘리자베스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영국에 들어온 말이지만, 그 내용은 우화(fable), 전설(legend), 기담, 해학과 같은 스토리를 일컫는다. 모든 문학, 이를테면 서사시, 로맨스, 서정시까지 통틀어 스토리라고 말할 수 있다. 이같이 동일하게 스토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대 소설과 그 이전의 소설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우선 그 형식이 산문이라는 것과 내용이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이다. 소설은 사실을 기반으로 현실적인 일상적 삶을 다루고, 등장인물들은 생활 주변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18세기 영국은 명예혁명 이후 시민계급이 확고한 기반을 다진 때였다. 청교도의 영향으로 부의 축적에 힘썼던 이들은 곧 어느 정도의 경제적 기반과 여가를 누릴 수 있었다. 도시의 중산층은 문자 해독률이 전세기보다 훨씬 높아졌다. 독서층이 전보다 커진 또 하나의 이유는 인쇄술의 발달로 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명예혁명 이후 많은 팸플릿이 발간되었고 대중들의 기호도 다양해졌다. 공화정 시대에 폐쇄되었던 극장이 왕정복고 이후 잠시 활기를 띄었지만 도덕적인 이유로 다시 폐쇄되었다. 그 결과 재력과 여가를 가진 시민 독자들은 자연히 그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새로운 문학 형식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 문화생활은 독서밖에 없었다. 이 시대에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여성들도 무시할 수 없는 독자층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대와 상황에 부응하여 소설이라는 장르가 탄생되어 영문학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