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의 영문학, 제프리 초서

중세 시대 (Middle Age : 1066~1485)

1. 중세 전기 (1066~1290)

알프레드 대왕의 서거 이후 10-11세기 동안 고대 영문학은 최고로 발전했다. 잉글랜드의 고해 왕 에드워드(Edward the Confessor 1042~1066)가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자, 1066년 윌리엄 1세는 영국의 왕위 계승권을 주장하고 영국에 침입하였다. 그는 헤이스팅스(Hastings) 전투에서 승리하고 노르만왕조의 시대를 열었다. 1066년 윌리엄의 이 정복이 바로 잉글랜드의 근본을 바꿔 놓은 노르만 정복이다. 

 

노르만 정복 이후 영국의 생활과 문화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들이 영국에 끼친 영향은 크게 두 가지이다.

 

1) 정치적 영향

앵글로색슨족이 정착 때마다 켈트족을 억압시킨 것과 반대로 노르만족은 앵글로색슨족의 기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배 계급을 형성하였다. 노르만족이 통치자가 되고, 색슨인은 평민층이 되면서 새로운 봉건제도가 발판을 내렸다. 귀족을 중심으로 한 봉건제도가 정착되면서 이 제도의 핵심으로 기사 계급이 떠오른다. 

 

2) 문화적 영향

프랑스에서 오래 살았던 노르만족의 영향으로 언어와 문명이 프랑스화 되었다. 노르만족의 잉글랜드 정복으로 파리가 유럽의 본거지로 부상했고, 이에 따라 고대 영어는 쇠락했으며, 프랑스어와 라틴어가 중심적인 언어가 되었다.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자 작가들은 급변한 사회에 대한 우려를 작품에 드러냈는데, 구시대적 가치관과 충돌하는 인간의 야망과 욕망을 대비시킨 점을 특징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동은 많은 문학 작품들에 영향을 미쳤고,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게 받은 영향으로 남부 프랑스의 연모 시가 영국 작가들에게 유입되면서 로맨스 문학이 성행하였다. 충성과 명예, 자유, 예절을 중시하는 기사도 정신이 꽃핀 것도 이 무렵이었다. 

 

2. 중세 후기 (1290~1485)

중세 후기는 영국이 신세계로, 새 질서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던 때였다. 이 시기 영국은 프랑스와의 백년전쟁(Hundred Years Was 1337~1453)과 왕위 계승에 얽힌 장미 전쟁 등 끊이지 않는 전쟁과 14세기 중반 흑사병의 창궐로 사회가 불안하였다. 이러한 고난 속에서 쓰인 초기 역사서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관한 이야기는 국가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떠오르며 영국 역사의 상징이자 신화로 자리매김하였다. 

 

 

제프리 초서 (Geoffrey Chaucer 1340~1400)

제프리 초서는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영시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부유한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궁정에 출사(出仕)한 그는 성장하면서 군인, 외교관, 감사관, 감독 등의 공직을 거치면서, 일생을 궁정 주변에서 싹트는 새로운 질서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는 성장하면서 지배 계급의 비호를 받으며 살았지만 그 속에 도사린 부패와 부정, 부조리를 눈감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채로운 경력을 쌓으면서도 꾸준히 글을 썼다. 하지만 구질서의 부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면도 아울러 함께 보고 그렸다. 부패와 부조리가 나약한 인간 조건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직관하면서도, 여러 환경에서 각양각색으로 생을 영위하는 각계각층의 인간 군상을 깊이 있고 관용과 유머로 가득 찬 여유 있는 필치로 썼다.

 

제프리 초서의 최고의 걸작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는 영문학 최초의 주요 작품으로 손꼽힌다. 

캔터베리 이야기는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성지순례를 하러 가는 30인의 여행자의 이야기를 모은 것으로 꾸며졌다. 이 인물들은 중세 말 영국 사회의 각계각층으로 구성되어 인간의 갖가지 대표적인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제한적인 배경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시공을 초월한 인간 조건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인간의 여러 유형을 보여준다.